나를 처음 Delete하게 해주었던 두 사람
I am a boy 2006/12/12 20:37내가 처음 나만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데는...
두 사람의 말이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.
책에 썼던 기록으로 이야기를 대신한다.
I. 처음에는 스콧 니어링이 말했다.
사표를 냈다. 2002년 9월 5일. 월드컵의 열기가 아스팔트 위에 아직 남아 있었다. 라이코스 코리아 - 인터넷 검색엔진과 검은 강아지로 유명했던 그곳이 나의 직장이었다. 나는 검색과 뉴스 서비스를 총괄하는 팀장이었다.
......
떠나는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.
정보를 찾는 알에 더 이상 뜻이 없었다.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찾아주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. 그런 의미에서 검색엔진은 어렸을 적부터 꾸던 오랜 꿈의 중간 어디쯤에 있는 존재였다. 그러나 이제는 아니었다. 더 이상 불타지 않았다. ...... 정보는 이제 귀한 보석이 아니었다. 사방 천지에 널려 있었다.
......
스콧 니어링이 대신 대답해주었다.
"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." - 스콧 니어링
오랜 고민에 마침표를 찍고, 사표를 제출했다. 지도를 뒤적이다 무작정 뉴질랜드로 떠났다.
II. 다음에는 어떤 선배였다.
"네가 그렇게 잘났어? 다들 좋아서 직장 다니는 줄 알아? 다 그렇게 사는 거야."
충고는 고마웠으나 선배의 얼굴은 당당하지 못했다. 구본형은 [익숙한 것과의 결별]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.
'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,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다.'는 잘못된 깨달음으로 우리를 몰아간 것은, 우리를 기존의 체제에 묶어두고 통제하고 싶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. 그들은 세상이란 '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'과 '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'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한다.두려움은 선택하기 전까지만 목소리가 크다. 이미 내 앞에는 다른 세상들이 열려 있다. 물론 직장을 그만두는 것만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. 하지만 어디에 있든 내가 '선택한' 내 인생을 살고 있어야 한다.
그들은 때때로 우리 부모의 모습으로, 선생의 얼굴로, 직장 상사의 이름으로, 그리고 친구의 충고로 우리를 설득시켜 왔다. 그들의 말을 따르는 것은 어쩌면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무난한 처신이었는지도 모른다.

